교토의 마이코(舞妓)상이 외출할 때 들고 이동하곤 하는 바구니 속에는
무엇이 들어있는 것일까? 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었어요.
제가 마이코로 활동했을 때에는 부채와 ※텐텐, 연지, 기름종이, 거울,
여분의 타비(버선)을 바구니 안에 담곤 했었어요.
'※텐텐'이라는 것은 마이코가 사용하는 수건의 일종으로
보통의 면이 아닌 '치리멘(오글쪼글하게 가공한 비단)'과 같은 소재의 천을
사용하여 제작한 수건이에요.
텐텐은 물기를 닦는 용도가 아닌, 마이코의 무용을 위한 수건으로
사용되고 있어요.
평소에 부채는 바구니 속에 2개를 넣어두곤 했어요.
전통무용을 출 때, 2개의 부채가 필요한 무용 레파토리가 있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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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생각해보니 무언가 중요한 것이 빠진 것 같은 느낌이 드시나요?
맞아요! 바로 지갑이 바구니 안에 들어있지 않아요.
현재 활동하는 마이코상은 지갑을 소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제가 마이코로 활동했었던 시절에는
마이코는 돈을 직접 꺼내서 쇼핑을 하면 안된다고 배웠었어요.
실제로, 필요한 물품 대부분은 마이코숙소에서 주문을 하여 살 수 있었고,
개인적으로 필요한 물건도 하나마치(花街)에서 구입할 때는 전액을
마이코숙소에서 대신 지불을 해주었어요.
구입할 때는 마이코숙소의 이름과 제 이름만 이야기 해두면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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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에서 물건을 구입하고 싶을 때는 직접 백화점에 방문하지 않고
백화점의 직원분이 저희쪽으로 직접 오시는 방식으로 물건을 구입하곤 했어요.
무엇보다도 백화점에 꼭 가야만 하는 일이 생기더라도
단독으로 방문하는 일은 없었어요.
언제나 마이코어머니와 마이코선배언니와 함께 다녀왔었던 기억이 있어요.
뒤돌아보면 마이코로서 활동했었던 시절에는 무언가를 구입할 때
직접 돈을꺼내서 지불한 적이 한번도 없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마이코상의 바구니 안에는 지갑을 보관하지 않게 되었어요.
자신의 지갑을 소지할 수 있는 것은, 게이코(芸妓)상이 되고나서부터 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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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코가 쇼핑에 직접적으로 돈을 지불하지 않는 관습은 오늘날에도
크게 바뀌지 않았기때문에, 자신의 지갑을 소지하게 되면 자신이 드디어
게이코(芸妓)가 되었구나~ 하고 더욱 체감할 지도 모르겠어요.
게이코(芸妓)상이 사용하는 지갑은「갓사이(がっさい)」라고 부르며,
바깥쪽에 일본전통종이를 감싼형태에요. 갓사이에는 ※네츠케(根付け)를
연결해서 기모노의 허리띠(오비)에 고정시킨 후, 이동해요.
※네츠케(根付け) : 지갑 등의 물건을 기모노의 허리띠에 걸기 위한 악세사리
게이코상이 사용하는 지갑을「갓사이(がっさい)」라고 부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것도 선배 마이코언니에게 물어볼 걸 - 하고 아쉬운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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