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코 시절,
명절인「오봉(お盆)」이라고 해도 연회석의 예약이 잡혀있었지만
점심즈음에 잠시 시간이 있을 때에는「오쇼-라이 무카에(お精霊迎え)」에 갔었어요.
「오쇼-라이 무카에(お精霊迎え)」라고 하는 것은,
선조의 영혼이 오봉 기간 중에 부처님께 되돌아 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사찰까지 마중을 가는 것이에요.
8월 12일 경에, 집 근처의「로쿠도상(六道さん)」이라고 하는 사찰에 가서
선조님의 이름이 적혀있는 탑파(塔婆)에
마키나무의 잎으로 물을 뿌리며 선조님을 마중하는 종을 치며 되돌아가요.
그렇지만, 예전에「종을 치러 가는 사람의 등을 올라타고 선조가 되돌아 오는 거야」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저는 종을 치지 않고 몰래 돌아왔어요.
그리고 8월 16일에 있는「고잔 오쿠리비(五山の送り火)」의 날에,
선조님은 다시 되돌아간다고 해요.
마이코가 속해있는 화류계에서는 이러한 행사가 없지만,
저희 숙소에서는 오봉(お盆)에 행하는 행사를 중요하게 생각하셨어요.
아침에 이모가 해 주신 밥과 쇼진요리(精進料理)의 반찬을 가지고
선조님을 공양한 후에, 예능 연습을 가곤 했었어요.
이것은 수행중의 아이도, 마이코도 한 집안의 사람으로서
선조를 공양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모두가 교대로 했었어요.
그리고, 채비를 하기 전에는 공양한 음식과 같은 메뉴를 먹은 후에
연회석에 가곤 했었어요.
오봉(お盆)의 시즌에는, 연회석의 화제도 자연스럽게 선조님에 관한 이야기나,
때로는 무서운 이야기를 서로 나누거나 해요.
연회석에서 무서운 이야기를 들은 날에는, 돌아가는 길에
「혼자서 되돌아가는 건 무서우니까 모두 꼭! 달라붙어서 돌아가자 -」
라고 말하며, 마이코들 끼리「꺄아- 꺄아-」하고 외치며 되돌아가곤 했었어요.
오쇼-라이상(お精霊さん, 선조의 영혼)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면,
지금도 마이코 시절에 선조의 공양을 위해 만든
쇼진요리(精進料理)의 맛이 떠오르곤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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