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의 「이치겐상 오코토와리(一見さんお断り, 가게에 처음 방문하는 손님을 사절하는 것)」문화는
정말 유명하지만, 최근에는 처음오신 손님이어도 이용하실 수 있는 가게가 점차 많아지고 있어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오챠야(お茶屋さん)나 하나미치(花街)의 요리점에서는
아직「이치겐상(一見さん, 가게에 처음 방문하는 손님)」은 정중히 거절하는 곳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데뷔한 지 얼마되지 않은 신인 마이코였었던 시절,
저녁에 오시는 손님 중에 한 분을 이전에 뵈었었던 기억이 없었기 때문에,
「죄송합니다. 처음 오신 손님께서는 정중히 사절하고 싶습니다.」라고 말씀을 드렸었어요.
그러자 그 손님은「그렇습니까- 정말 안타깝네요~ 그나저나, 당신의 이름은?」이라고 말씀하셔서
「네, 베니코(紅子)라고 합니다.」라고 답변을 드렸더니 손님께서는 인사를 하시고 나가셨었어요.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뒤, 어느 날 현관에서 「죄송합니다. 베니코상 계십니까?」라는 소리가 들려왔었어요.
밖으로 나가보니, 조금 전에 뵈었었던 그 손님께서 「베니코상, 아까 뵈었었기 때문에,
이제는 이치겐상이 아니네요. 자- 이거 받으세요. 지역에서 유명한 케이크에요.」라고 상자를 건네셨어요.
저는「이 사람, 정말 굉장하네」라고 생각하며 무심코 웃음을 터뜨려 버렸어요.
어머니께 전달해드리니「올라오시게 하도록 해라」라고 말씀하셔서,
연회석으로 안내해서 차(茶)를 만들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인사하러 간 어머니께서 2층에서부터 다다닥~하고 계단에서 미끄러져 떨어지실 것만 같은 소리를 내시며
제게「세상에 ! Y사의 T회장님 이시잖아. 몰랐었니?」라고 하시며 굉장히 화를 내시고 계셨어요.
들어보니, 일본에서 유명한 속옷 회사, 그 중에서도 유명한 회장님이셨어요.
회사의 이름은 알고 있었고, 저 역시도 그 속옷을 입고 있었지만,
신인인 저는 그렇게 대단하신 분의 연회석에는 가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얼굴을 알지 못했었어요.
진심으로 사과하고 사과하고 있었던 저를「단지 팬티회사에요.」라고 그 손님은 달래주셨지만,
어머니로부터는 아주 호되게 혼이 났었습니다.
「연회석에서 직접 뵌 적이 없어도,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손님의 얼굴정도는 신문이나 책을 통해서
반드시 외워 두어야 하는 거야」
정말로 그 말씀대로라고 생각해요.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몸이 움츠러들 정도로 대실수의 이야기에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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